초임 변호사들 `닥치고 취업`(3/2)

초임 변호사들 `닥치고 취업`


10명중 6명 실직상태…변협에 첫 취업지원센터 등장
연봉 3600줘도 몰려…대리급 사내변호사 30대1 경쟁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지난달 28일 법무부, 사법연수원, 로스쿨협의회와 함께 서초동 변호사회관에 '변호사 취업도움센터(가칭)'를 열기로 합의했다.

변협이 변호사 취업과 관련해 공식 지원센터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변호사들의 취업난이 그만큼 심각한 것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변협 관계자는 1일 "연수생과 로스쿨생이 동시에 배출되는 과도기 상황에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정 역할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면서 "신규 법조인 취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의 '취업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변호사들의 얘기는 여러 차례 나왔지만 올해 들어 각종 지표와 사례들이 과거와는 상황이 다름을 보여준다.

지난달 '권익위 변호사 채용 파문'은 상징적이다. 권익위는 당초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일반직 행정6급(주무관)으로 뽑기로 하고 채용 공고를 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연수원생과 변호사들에게 알려지자 파장이 커졌다. 결국 변협 관계자와 연수생들이 "행시 출신 5급 밑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은 공개적인 모욕"이라며 권익위를 항의 방문했고 합격자 3명은 모두 출근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변호사의 떨어지는 몸값은 대세가 되고 있다. 경기도는 도청 송무담당 2년 계약직 변호사 한 명을 뽑으면서 "경력직이 아닌 이상 연봉 3600여만 원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고했다. 대신 연봉 상한을 6400여만 원으로 정하고 전문성, 직전 보수 등을 감안해 하한액에서 일정 부분 올려준다고 밝혔다.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액수라는 반응도 있었으나 서류 전형을 통과하고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변호사는 현재 3명으로 최종 경쟁률은 3대1이다.

◆ 연수원 수료생 취업률 뚝

변호사들의 취업 현실이 이처럼 척박해진 데는 무엇보다 신규 변호사 수 급증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몇 년간 안정적 추세로 연수원생이 배출됐지만 올해 들어 연수원생 1000명에 로스쿨생 1500명이 추가로 법률시장에 진입해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한정된 법률시장이라는 파이를 놓고 훨씬 더 많은 숫자가 다투는 모양새다. 검찰은 올해 신규 검사 임용에서 연수원생을 64명, 로스쿨생을 42명 뽑았다. 지난해 90명가량 뽑혔던 데서 30% 가까이 몫이 줄어든 연수원생들은 "불합리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형 로펌 가운데 김앤장법률사무소나 법무법인 율촌도 로스쿨생을 각각 20명 안팎으로 채용해 자리 다툼은 그만큼 심각해졌다. 이 같은 현실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 1월 연수원이 낸 자료를 보면 올 수료생의 취업률은 40%로 지난해 같은 시기 56%에서 급감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 대기업 채용에 600명 지원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인기가 없던 기업 사내 변호사에도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이 지난달 20여 명 모집한 사내 변호사 채용에는 모두 600명이 지원해 3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규 법조인뿐만 아니라 판ㆍ검사 등 전관, 로펌 출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내 변호사회를 만든 백승재 변호사는 "기업이 제공하는 복지나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고 업무 부담도 로펌보다 적다는 면에서 사내 변호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청년변호사는 "국선 변호사에도 지원자가 몰리면서 한 달에 800만원 주던 것을 600만원으로 깎았지만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면서 "변호사 업계의 어려운 현실은 더 이상 엄살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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