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7 일본행 소회 by 風破

*반년 만에 또 일본에 갔다왔다. 그저 쉬기 위함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쉬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머무르는 곳을 한정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부터 온전히 쉴 생각이라면 머무는 곳을 특정하는 게 우선이겠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걷거나 움직이기 힘들었다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었다. 운동에 대한 생각이 좀 더 간절해졌다.

*일본의 '집요함'이랄까, '3.11 동일본대지진' 발생 1년이 다 돼가는 현 시점에도 지진 뉴스는 현재진행형이다. 외려 다양한 차원으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戦)에 출연한 가수 쿠미코(クミコ)는 도호쿠 미야기현(宮城県)의 이시노마키시(石巻市) 오카와소학교(大川小学校)에서 완전히 망가진 피아노를 되살려 공연했다. 인상적인 장면이었는데 마침 큐슈를 떠나는 날 아침, 그 뒷 얘기를 방송했다. 이시노마키 샹송 클럽 아주머니들과 어렵게 의기투합해 공연하기로 하고 쓰나미로 흙투성이가 된 피아노를 지역 내 장인에게 맡겨 복구하는 장면 등이 나왔다. 그 가운데 샹송 클럽 아주머니들이 "학교에서 공연하는 것에 저항이 있었다. 거기서 몇 사람이 휩쓸려갔기 때문"이라고 담담한 얼굴로 말할 때는 기분이 참. 같은 클럽에 있다 행방불명된 아주머니들 사진을 놓고 공연 준비하는 모습도 짠했다.

- 또 아사히신문(朝日新聞)과 인터뷰 한 한 교수는 "3.11은 제2의 패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일본에 남긴 상처가 크기 때문이라는 의미였다. 일본 신문의 지면의 적잖은 부분은 지진과 핵발전 문제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같은 관심 환기는 한국의 저널리즘도 배울 바 있겠다. 물론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한국 사회의 '다이나믹함'과 일본사회를 동일선상에 놓기는 힘들겠지만.

*일본에서도 검찰이 이슈였다.

- 오사카지검 특수부(大阪地検 特捜部)는 2010년 후생노동성의 장애인 관련 사업 비리 의혹을 파헤치며 현직 국장을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공판과정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아사히신문은 이후 중요한 증거로 제시됐던 플로피 디스크의 날짜가 조작됐음을 밝혀냈다. 결국 이 때문에 당시 '오사카지검의 에이스'로 불렸던 주임 검사와 특수부장이 증거 조작 혐의로 최고검찰청(대검)에 체포, 구속기소됐다.
(특별수사=특수는 고위관료, 정치인, 경제인 등에 대한 수사를 주로 전담하는 검찰 내 부서)

 - 당시 특수부장 오쓰보 히로미치(大坪弘道)는 감방에 100일 넘게 갇힌 뒤 책 한 권을 썼다. '구류120일, 특수부장은 왜 체포됐는가(拘留百二十日、特捜部長はなぜ逮捕されたか)' 몇 페이지 읽지 않았지만 "감방에 있으니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체포했지만 이제야 그 기분을 알겠다" 등의 내용과 수사에 대한 소회를 담은 듯. 다만 베스트 셀러에 오른 것으로 봐선 반성이 적잖이 담기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 한국에서는 특별수사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고 전직 대통령도 그로 인해 목숨을 잃었지만 딱히 흐름이 바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책으로 다가온다.
 


* 다음 여행은 좀 더 먼 곳으로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를테면 유럽이나 중남미? 언어의 문제가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차근차근 인생의 루트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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